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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을 위한 건강정보

인공와우 센터

병동 간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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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와우 이식술이 이루어지기 까지는 많은 사전 검사와 준비과정 또한 관련 진료과의 특별한 관심과 협조가 필요한데 초창기 이 부분에서 의료진 모두는 미숙한 대처로 인해 환자 및 보호자들에게 마음의 상처 뿐 아니라 경제적, 시간적 손실을 주었던 뼈아픈 기억들이 생각납니다. 요즈음에는 일련의 모든 과정들이 환자위주로 잘 정비되고 있고 특히 병동 간호부문에서는 CP(critical pathway)를 간호직원들끼리 공유하고 부모에게는 환자 및 부모 안내서를 가지고 사전에 필요한 정보와 자료를 제공하기 때문에 즉흥적이고 일관성 없는 대응방식이 많이 체계화 되었으며 보호자의 만족도가 많이 향상되었다고 자부합니다.

외래에 기반을 두고 진행할 경우 2-3개월 걸릴 수 있는 사전평가 검사들이 2박 3일 간의 짧은 입원 기간 동안 밀도 있게 집중적으로 진행됨으로서 보호자분들에게 시간과 이동경비의 절감 그리고 무엇보다도 환자, 보호자분들의 불편함을 덜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인공와우 이식술은 사전검사 및 관련된 진료과 아동전문의의 절대적인 도움이 필요한데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은 우리나라 유일의 단일 어린이종합병원 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환자 및 보호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의 진행과 시설 및 각종 이벤트행사는 지루하고 고통스런 환자들의 입원생활을 즐겁고 유익하게 보낼 수 있게 하며 충분한 놀이 공간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입원이 가정생활과의 단절이 아닌 연장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기에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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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와우 이식은 타 수술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수술과 동시에 모든 것이 해결 되는 만병통치가 아닙니다. 수술 후의 과정이 더 중요하며 그렇기 때문에 가족, 특히 부모님의 도움과 협조는 절대적이며 이러한 과정 속에서 간호사들은 부모의 심리적, 정신적, 경제적,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장기적인 언어치료 및 추후관리에 필요한 경제적 어려움을 사전에 선별하여 필요한 경제적 자원을 제공하기 위한 사회사업실 의뢰는 환자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청각장애 아동을 둔 부모님의 마음은 다른 아동의 보호자들에 비해 더 많은 죄의식을 경험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간호사의 말 한마디 한 마디 뿐만 아니라 태도가 보호자에게는 격려와 위로의 말이 될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나타날 수 있으며 이 때는 매우 공격적으로 변하는 보호자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따라서 의료진들은 보호자와의 첫 만남이 앞으로 의료진과의 관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전검사를 위해 입원했을 때 보호자와의 관계를 잘 맺어야 합니다. 와우이식 3개월 전 각종 검사들을 위해 2박 3일 일정으로 입원하게 되는데 이때 서울대학교병원은 별도의 담당간호사를 지정하고 있으며 처음 입원했을 때 맡았던 간호사가 다음날 검사도 일관성 있게 진행할 수 있도록 간호사를 배치하게 됩니다. 소아의 경우 검사 중 재워야 하는 검사도 있고 깨어 있어야 하는 검사도 있기 때문에 스케줄을 잘 조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필요 이상으로 수면 안정제를 더 먹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입원당일 담당간호사는 많은 검사와 타과 의뢰들이 짧은 입원기간 동안에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사전에 교수님 및 검사실 직원에게 전화해서 전체적인 2박 3일의 스케줄을 짜야 합니다. 이것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어야 검사실간 혹은 타과의뢰서 간의 시간 조절을 잘 할 수 있어 타부서의 검사 진행에 방해를 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와우이식 환아의 담당간호사는 타 환자를 담당하는 간호사보다 몇 십 배 더 많은 부담을 갖게 되지요.

그러나 우리 간호직원들은 다른 환자들에게서는 받을 수 없는 인간의 순수함을 이 인공와우 아이들을 통해서 느끼게 됩니다. 수술을 받기 위해 입원하는 아동을 보고 있노라면 오염되지 않은 그들의 귀가 앞으로 온갖 세상만사 잡음, 더러운 소음, 가슴 아픈 말을 듣게 될 텐데..... 라고 넋두리를 해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희망의 말, 가장 사랑하는 엄마, 아빠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는 것이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가요? 너무나 정이 많고 순수한 그들의 마음에 감동되어 마음을 촉촉히 적셨던 기억이 납니다. 먹을 것이 있으면 혼자 절대 안 먹고 꼭 우리에게 나누어 주고 우리가 맛있게 받아 먹으면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좋아라 하는 예쁜 소녀가 생각납니다. 또 유난히 선풍기 팬을 만지기 좋아했던 아이. 그 당시 개보수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병동이 너무 더워 선풍기를 돌렸는데 그 아이가 걱정이 되어 찌는 듯한 무더위에도 꾹 참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 아이들은 여러모로 특이한 행동들을 보여줍니다. 유난히 뛰어다니기를 좋아하여 두 명이 입원하면 잘 때 빼놓고는 온 병동이 어수선하고 시끄럽습니다. 다행히 6층에 병동이 두 개 있는데 한 복도로 연결이 되어 있어 아이들은 맘놓고 달리기를 할 수 있지요. 텔레비전을 크게 틀어 놓아 같은 방 다른 보호자의 눈총을 받기 일쑤였기에 우리는 가능하면 와우이식술을 받은 혹은 받을 아동끼리 같은 방으로 배정을 합니다. 새벽에 중환자가 생겨서 어수선하고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이 아이들은 깨지 않고 세상 모르고 쿨쿨 자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얼마나 귀엽고 고마웠던지요. 그러나 담당간호사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오는 두건모와 비슷하게 생긴 와우이식후 머리에 감게 되는 압박 드레싱을 불편함 때문에 아이들이 하루에도 몇 번이고 벗겨버리는 것이랍니다. 우리들 끼리는 이것이 그날 담당간호사의 힘겨움을 가름하는 잣대가 되어버렸지요. “오늘은 몇 번 훌러덩” 이라고......

간호하면서 제일 가슴 아픈 것은 예민한 시기의 여자아이가 머리를 자르게 되는 경우입니다. 수술 전 귀 뒷머리를 깎게 되는데 나이, 성별에 상관없이 아이들에게는 큰 충격이 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아이는 울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아예 말이 없어지며 머리의 절반 만큼 자를 경우 대부분의 아이들은 임시방편으로 반대쪽 긴 머리를 이용하여 가리기도 합니다. 남자아이들의 경우는 반쪽만 깎는 것이 싫어 아예 머리 전체를 깎아 버리기도 합니다. 센스 있는 보호자는 미리 예쁜 머리 수건을 준비해 오는 경우도 있지요. 지금 되돌아보면 모두가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습니다. 인공와우 아이들 모두모두 사랑합니다.